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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16
제목 “위험한 맛의 유혹 ''화학조미료''” down
등록자 관리자
''미원''의 전신인 ''동아화성''이 1956년 처음 상품으로 내놓은 MSG.(monosodium glutamate) 
우리도 순백의 조미료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난리로 모든 것이 쓸려 가버린 통에 얼마나 매력적인 색깔이었을까. 그것도 ''화학'' 조미료라니, 지금의 ''바이오'' 상표도 그때의 기대치를 따를 수 없었을 것이다. 

MSG 곧 글루타민산나트륨의 역사는 그보다 50년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08년 일본 동경대학의 화학자 기꾸나에 이께다 박사는 다시마의 구수한 맛을 내는 물질이 ''글루타민산''임을 발견해 영국으로부터 특허 번호 9440을 받고는 서둘러 ''아지노모드''라는 이름표를 붙여 생산에 들어갔다. 그 뒤 30년 동안이나 독점 생산돼온 아지노모드는 일본 국내 신문 물가란에 조미료의 대명사로 등장하곤 했다. 

그러나 차츰 경쟁 상품이 나타나면서 경쟁사들은 아지노모드가 조미료의 대명사로 불리는 데에 불만을 토로했다. 아지노모드 대신 ''화학조미료''라고 부르게 된 것은 바로 그런 까닭에서였다. 화학공업의 성장이 꿈이었던 당시의 일본인들에게 ''화학'' 이라는 말, 그 이상의 좋은 선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지노모드를 세계적인 맛으로 만든 것은 공교롭게도 전쟁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점령군으로 일본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일본에서 맛들인 아지노모드를 잊지 못해 그 맛을 소비하고 전하는 역할을 했다 한다. 

결국 1948년, 그 맛을 궁금해한 미국 식품회사 사장들이 시카고에 모여 아지노모드를 시음했다. 그들은 MSG가 음식의 맛을 돋울 뿐 아니라 신 맛과 쓴 맛을 줄여주고 맛있는 감각이 입안에 오래 남아 있도록 작용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MSG를 상품화 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한때, 시카고 의과대학의 칼 화이버 박사가 MSG로 지능지수도 올릴 수 있다고 발표해 세계를 흥분시키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에 수험생들이 미원을 한숟갈씩 그냥 떠먹는 헤프닝까지 일어났다. 
MSG의 인기는 승승장구…, 계속됐다. 

이제 ''세계적인 맛'' MSG는 온갖 식품에 감초처럼 첨가됐고, 다양한 이름의 포장으로 수퍼마켓 선반에 빽빽이 놓여져 있다. 그러나 끝간데 모르던 MSG의 인기는 바로 그 ''화학''적 성분 때문에 곤혹을 치르게 된다. 

MSG를 의심하게 된 첫 사건은 미국에서 일어났다.
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이 중국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나면 곧 이상증세를 일으키는 예가 잦아졌다. 입과 혀가 마비되는가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현기증과 구토가 일며 심장고동이 약해지고……,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1968년 미국에 사는 중국인 의사 곽호만은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에 위와 같은 현상을 ''중국음식증후군''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중국음식에 사용된 MSG가 원인이라고 했다.

그 후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숀 바크 교수에의한 MSG 발병 실험을 거친 미국 후생성은 MSG의 과잉사용을 피하고 공복상태에서 섭취 하지 말며 아기들의 음식에는 MSG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존 옵네이 박사는 생후 4일된 쥐의 혈액에 체중 1㎏당 1,000∼8,000㎎ 가량의 MSG를 투여하자 쥐의 뇌세포가 손상되고 심한 호르몬 장애를 일으켜 같은 날 태어난 다른 쥐(44g) 보다 두 배(84g) 가량 비대해졌다는 실험보고서를 냈다.
한번 의심받은 MSG는 이제 번번히 실험대에 오르게 됐다. 

''MSG는 암을 일으키는 잠재성을 지닌 물질이다'' (일본 국립연구소), ''MSG는 뼈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태국), ''MSG가 천식을 유발한다(미국)……. 

MSG에 대한 환상은 흔들렸고, 소비자들은 마냥 불안해 한다. 

그러나 MSG가 여전히 GrAS(Generality recognized As Sale : 먹어도 안전한 식품 첨가물을 부르는 말)임을 주장하는 이론도 만만치 않다. 

나아가 일본의 화학조미료 제조업체들은 "세계 무역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미국이 일본 등 아시아 회사들의 조미료 장악을 자신들 시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며 그에 대한 경계로 유해성 운운해 시비걸고 있다고 방어했다.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띠게 진행됐던 유해성 논쟁이 한국에 전해진 것은 처음 논쟁이 전개된 때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난 뒤 그러니까 1986년, 세계 37 개국, 110여 개의 소속 단체를 가진 IOCU(국제 소비자기구, 본부 네덜란드 헤이그)가 국제식량의 날인 10월16일을 ''화학조미료 안먹는 날''로 제정해 회원국 단체에 통고하면서부터이다. 

MSG에 일침을 가하는 또하나의 사건은 1989년 1월, 호주 이스트고스포드에서 일어났다. 세인트 요셉 여고 재학생 멜리사 그린이 중국식당에서 화학조미료가 든 음식을 먹은 뒤 바로 발작을 일으켜 사망한 것이다. 

당시 호주의 『센트럴코스트익스프레스』지는 멜리사의 사인을 두고 "화학조미료의 영향이 90%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담당의사는 평소 천식을 앓고 있던 멜리사에게 MSG를 삼가라는 경고를 했지만 멜리사가 식당 음식에 MSG가 들었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던 탓에 사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소비자기구는 이 사건을 두고 현대인들이 스스로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외식이나 가공식품에서 MSG를 섭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하는 예라고 지적하고, 이처럼 자기도 모르게 섭취하는 MSG는 그 정확한 양을 소비자가 계산하기 어려우므로 아예 GrAS에서 제외시킬 것을 요구했다. 

1992년 덴마크와 그리스는 양념류·과자·빵·생선 가공품 제조시 MSG 첨가를 금했고, 네덜란드는 생선가공품에, 스페인과 스웨덴은 제과에 MSG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미국 인디아나 의과 대학 신경의학과 김완규 박사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반응의 정도를 달리하는 MSG의 유해성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우선 소비자 스스로 ''자기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면 포장에 표기된 첨가물들을 꼼꼼히 읽어 봅니다. 자기가 MSG에 예민하다고 느꼈을 때는 스스로 섭취를 최소로 줄여야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김완규 박사는 또 기업들이 MSG라 표시하면 소비자가 사지 않을까봐 ''Hydrolyxed Protenis'' 라고 표시하기도 하는데 이 성분의 30% 이상이 MSG라며 이처럼 다른 방식으로 표기돼 숨어버린 MSG를 찾아낼 정도로 소비자가 상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MSG 논쟁이 심각해진 뒤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식품제조업체들에게 식품의 성분을 의무적으로 모두 표기하게끔 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는 의무적으로 표기해야하는 식품성분을 다섯 가지로 정하고 있다. 그러니 밀가루, 당분…, 하다보면 정작 MSG는 얼마든지 의도적으로 표기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소비자 단체들은 식품의 제조과정에 들어가는 성분을 정확히 밝히도록 규정을 강화하라고 요구해 왔다. 

한편, 화학조미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한층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매체에 쏟아지는 조미료 제조업체의 광고이다. 


미원은 ''발효조미료입니다''하고, ''고향의 맛''을 내세운 제일제당은 ''적게 먹어야 제 맛을 낸다''고 까지 선수치면서 시장을 확대해왔다. 럭키는 ''MSG를 넣지 않았습니다''라며 맛그린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새로워졌습니다" 하면 그때마다 소비자들은 솔깃해 했지만 포장만 바뀐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보자.
맛을 내는 것 외에 별다른 영양분을 갖고 있지 않은 MSG를 ''중요 아미노산''으로 확대시킨 부분이나, "천연 쇠고기 가루가 듬뿍 들었다"고 선전된 쇠고기 다시다·쇠고기 맛나·쇠고기 라면스프 등의 16∼18% 이상이 화학성분 MSG이며 실제 쇠고기는 5% 내외일 뿐이었다. 또 2.5%·8%라며 뭔가 색다른 것처럼 내밀었던 ''핵산미원''도 결국 MSG 97.5%와 핵산 2.5% 또는 MSG 92%와 핵산 8%의 혼합을 말하는 것에 불과했다. 멸치·조개 다시다와 맛나는 그나마 함량 표시도 안된 채 어줍잖은 천연성만 강조돼 있다. 

아무리 집에서 주부들이 화학조미료를 안쓰겠다고 해도 남편의 외식이나 아이들의 군것질을 통해 입맛은 변해 버리고 가족을 위해 세운 건강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가족의 건강은 정부의 제도적 규제와 기업의 도덕성 회복이 뒷받침되어 주어야 한다. 

정부는 외국의 결정을 목내밀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식생활에 맞는 규제안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먼 안목을 가지고 소비자가 바라는 진짜 천연의 대안을 생산해야 한다.
낡은 것은 변화를 요구 받는다. 마구잡이로 성장하고 보자에서 보다 자연적인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성장의 방향이 제시된 지금, 당장에야 이미 있는 기계를 돌리는 것이 이익이겠지만 이제 건강하게 사는 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소비자들은 분명 화학조미료를 외면할 것이다. 광고만 매번 자연의 맛 그대로라고 바뀔 것이 아니라 진짜 내용에 투자하는 게 기업도 사는 길이다. 
 
출처: 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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