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식감 향상 불구 건강엔 악역향
나쁜 콜레스테롤 늘려 혈관계 질환 유발
각국 함량 규제…우리나라도 2008년 도입
요즘 식품 업계의 화두는 단연 ´트랜스지방산´이다. 이 물질은 인체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화제이기도 하다.
올 초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 맥도날드사가 법원 명령에 따라 미 심장학회에 ‘트랜스 지방’ 연구비로 700만달러를 기부하는 동시에 대중 홍보비로 15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공식 발표해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는 맥도날드사가 트랜스지방의 해악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으로 그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맥도날드의 이번 결정은 샌프란시스코의 환경운동가 겸 변호사인 스티븐 조지프가 맥도날드사가 프렌치 프라이스와 튀김 닭 등에 트랜스지방을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조지프는 2년 전에도 미국의 대표적인 가공식품 업체인 크래프트사가 인기 과자제품인 오레오에 트랜스지방이 함유돼 있는 것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 결국 크래프트가 트랜스지방 사용을 일절 중지토록 한 바 있다.
트랜스지방의 해악이 처음 제기된 것은 70년대부터지만 약 5조달러 규모의 미국 식품 가공업체들은 최근까지 이 같은 학계의 경고를 무시해 왔다.
맥도날드 등 전 세계의 패스트푸트 업체는 물론 과자, 시리얼, 도넛, 냉동 피자, 전자 레인지용 팝콘 등 수많은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제품의 바삭함과 맛을 살린다는 이유로 트랜스지방을 사용하고 있다. 또 식물성 지방이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애용해왔다.
2002년 미국의학원(IOM)이 트랜스지방산 위험을 경고한 뒤 미국식품안전국(FDA)은 오는 2006년 1월 1일부터 모든 가공식품에 대해 트랜스지방의 함유량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덴마크는 지난 2003년 6월 1일부터 모든 가공식품의 트랜스지방 함량을 2% 이하로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도 올해 말부터 관련 표시제를 시행할 계획이며 우리 나라는 내년 초 식품표시 개정안을 입안 예고한 뒤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2008년부터 본격 도입할 방침이라고 식약청은 밝혔다.<별표1-국가별 TFA규제 비교>
이에 따라 우리 나라도 ´트랜스지방´이 웰빙식을 거스르는 대표 성분으로 지적되면서 지난 25일 국내 최대의 프라이드치킨 브랜드인 ´BBQ´는 닭고기 튀김기름을 올리브유로 전격 교체하는 등 국민 건강 최우선을 실천하는 결단의 의지를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 등 액체 상태의 기름을 고체 상태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으로 마가린 또는 쇼트닝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학계에서는 트랜스지방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감소시켜 일반 지방보다 오히려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최근엔 암과의 관련성이 논의될 정도이다. 1999년 발표된 하버드의대 공공보건연구소의 ´트랜스지방산과 관상동맥 질환´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을 줄이면 미국에서만 연간 3만∼10만 명의 심장병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또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트랜스지방의 악영향은 포화지방의 2배라고 밝혔다.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처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기 때문이다. 혈관이 좁아지면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
한편 2003년 인제대 송영선 교수가 한국영양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 나라 여고생의 1인당 하루 총트랜스지방산 섭취량은 평균 4.24±0.18g으로 주요 급원은 과자류 37.5%(1.59g) 빵류 28.7%(1.22g) 우유 및 유제품 17.2%(0.73g) 튀김류 9.7%(0.41g) 기타 6.9%(0.29g)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6∼15g, 캐나다 8.4g, 아이슬랜드 6.0g 등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별표2-세계인의 상용 주요 가공식품의 TFA 함량 비교표>
■ 트랜스지방산이란
지방산에는 동물성 기름(지방)인 포화지방산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그동안 포화지방산은 심장병이나 비만 같은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에도 동물성 기름 못지않게 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방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것이 바로 트랜스지방산이다.
트랜스지방산은 액체 상태의 식물성 기름을 마가린·쇼트닝 같은 유지(油脂)나 마요네즈소스 같은 양념 등 고체·반고체 상태로 가공할 때 산패(酸敗)를 억제할 목적으로 수소를 첨가해 인위적으로 굳히는(경화유) 과정에서 생성되는 지방산을 일컫는다.
트랜스지방산은 식물성 기름을 튀길 때도 발생한다. 마가린 과자 도넛 빵 등을 만들 때 많이 쓰이는 경화유는 값이 싸고 패스트푸드 음식을 딱딱하고 보기 좋게, 스낵용으로 간편하고 먹기 좋게, 더욱 맛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사용량이 급증했다.
트랜스지방산을 많이 섭취할 경우 포화지방산과 마찬가지로 체중이 늘어나고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질(LDL)이 많아져 심장병·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이 생긴다. 또 간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당뇨병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트랜스지방산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랜스지방은 쇼트닝 마가린 등과 피자 팝콘 토스트 튀김류 등에 많으며 특히 냉동 피자와 전자 레인지용 팝콘에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마가린을 많이 넣는 빵 파이 쿠키 케이크 등이 요주의 식품"이라고 지적한다.
2009-03-16 
“트랜스지방산 무엇이 문제인가” 
